‘대행알바’ 뛰다가 낭패당하는 사람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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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알바’ 뛰다가 낭패당하는 사람들 실태

한푼이라도 벌어보려고 ‘부모 대행’ 하려다 덤터기 쓰고 공범 몰릴 뻔

친구대행·애인대행·하객대행·형제대행·남편대행·아내대행·조문객대행까지
일 자체가 주변사람 속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기·횡령 등 범죄에 취약

▲ 한푼이라도 벌어보려고 하객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다가 집 나간 딸의 결혼식 장면을 목격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k-2tv 드라마 ‘내 딸 서영이’ 한 장면.

최근 대행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기·성매매 등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규제하고 제재할 기관·법조차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대행업체 관계자는 “경찰이 출동한 적 있었는데 경찰은 모르고 한 일인지, 알고 한 일인지 정도만 물어봤고 발뺌하자 더이상 묻지 않았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 지난달 6일 인터넷의 불법 광고를 통해 모은 분실 스마트폰을 되판 장모(29)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한 달간 40여 회에 걸쳐 훔친 스마트폰을 사들이고 되팔았다. 장씨는 분실 스마트폰을 사들이기 위해 1주일에 50만원씩 지불하고 불법광고 대행업체를 이용했다.
# 지난해 8월에는 삼성그룹 전 부회장의 숨겨진 딸을 사칭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이모(30대)씨 등 2명이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경매 전문가 역할을 한 공범 홍모씨는 이씨가 역할대행업체를 통해 고용한 직원이었다.
# 26개월 된 아들이 납치됐다며 자작극을 벌인 허모(36)씨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다. 허씨는 호프집을 운영하다가 1억여 원의 빚을 져 부모로부터 돈을 타내기 위해 친구에게 아이를 잠시 맡긴 뒤 대행업체 관계자 2명과 범행을 공모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대행업체는 역할대행·구매대행·심부름대행 등 100여 곳이다. 역할대행만 해도 친구대행·가족대행·애인대행·신랑신부 하객 대행·형제대행·남편대행·아내대행·조문객대행 등 그 종류를 헤아리기 어렵다.
문제는 역할을 대신해주며 주변사람들을 속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기·횡령 등 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기자가 한 하객 대행업체에 전화를 걸어 “상견례 자리에 필요한 부모를 구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이 업체 관계자는 “4~5년 경험이 있는 베테랑으로 구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가격은 1인당 20만원.
이 관계자는 “상견례의 경우 멀뚱히 앉아 있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에 능숙한 사람을 섭외해야 해서 비교적 단가가 비싸다”며 “계약금이 들어오고 개인정보를 메일로 보내면 연기자와 입을 맞춰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결혼사기에 이용될 변질의 위험도 안고 있는 만큼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일선서 수사과장은 “결혼 사기에 부모 역할로 동원됐을 경우, 만약 사기행각을 알면서도 부모 역할을 했다면 사기 방조나 공범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설령 사기를 미리 공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쉬운 전화한통… 피해는 커질수도
대행업체는 적은 자금으로 누구나 쉽게 차릴 수 있고, 고객들은 전화 한 통만 하면 비밀과 신분을 보장받는다.
애인대행이나 아내대행의 경우 업체에 문의를 하면 보통 20만~30만원 정도에 대행인을 구해준다. 외모나 몸매, 조건에 따라 십단위에서 백단위까지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 특히 애인·아내 대행은 친구·부부 동반 모임 동행, 가사 도우미 등 진짜 애인·아내를 방불케 하는 연기뿐만 아니라 불법 성매매로 변질되기도 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애인 및 아내 대행 같이 변종 성매매의 경우 대부분 1 대 1로 접촉을 시도하기 때문에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증거도 없이 대행업체를 단속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대행업체는 도우미를 보내기 전에 사전교육이나 예행연습을 한다지만 이를 실천하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한 대행업체 관계자는 “도우미가 역할을 잘 수행하면 다행이고, 못하거나 불법을 저지르면 고객 입장에서나 우리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것”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했다.
구매대행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물건에 하자가 있어 반송을 요청할 때 이들은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상품 주문 이후 연락을 끊는가 하면 사이트를 폐쇄해 버리기도 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은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해외 구매대행 쇼핑몰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건수는 2011년 608건, 2012년 802건, 올해 지난달까지는 699건을 기록했다. 이 중 소비자 피해 구제 건수는 2011년 40건, 2012년 47건,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31일까지 30건으로 총 11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유형별로는 배송비 부당 청구가 35.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품 하자 19.7%, 배송 지연·미배송 16.2%, 대금 환급 지연 12.0%, 사업자 연락 두절 6.8% 등이 뒤이었다.
한국소비자원 박지민 차장은 “대행업체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 피해사례가 발생해도 구제할 방법이 희박하다”며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대행업체를 통해 구매할 경우 등록자가 통신판매 신고를 한 업주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